Korean J healthc assoc Infect Control Prev 2021; 26(1): 1-2
Published online June 30, 2021 https://doi.org/10.14192/kjicp.2021.26.1.1
Copyright © Korean Society for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 Control and Prevention
Division of Infectious Diseases,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Bucheon St. Mary’s Hospital1, Bucheon, Division of Infectious Diseases,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2,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Jin-Hong Yoo, E-mail: jhyoo@catholic.ac.kr, ORCID: https://orcid.org/0000-0003-2611-3399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멸균은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우리들의 이상이다. 멸균을 달성하여 단 한 톨의 세균 포자나 바이러스, 곰팡이도 없도록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각이다. 그러나 이상은 이상일 뿐 실제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그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다 태워서 없애버리면 아무 것도 안 남으니까.
그래서 차선책을 써야 한다. 그것은 열(heat) 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고압 상태로 고온의 열을 가하는 autoclave를 사용한다. 하지만, 멸균이 필요하지만 고온을 가하면 다시 쓸 수 없도록 망가지는 물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또 대안들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높지 않은 온도에서도 멸균이 가능한 대안 방법들을 강구하게 되었으며, 이 목적에 부합하는 틀로서 액체, 증기 혹은 기체, 그리고 플라즈마(plasma)의 3가지 멸균법이 개발되었다.
액체 성상으로는 glutaraldehyde 나 peracetic acid, peroxygen 계통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만, 완벽한 멸균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사용 농도에 따라 멸균까지는 못 가고 고수준 소독에 머물 수 있다. 그리고 병실 등의 넓은 영역에 고루고루 행하기에도 역시 한계가 있다. 한치의 틈도 없이 구석구석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써야 한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되는 것이 기체 혹은 증기 형태로 된 소독이다.
기체로 행하는 멸균법으로 ethylene oxide (EO) 가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는 낮은 온도에서도 최대의 멸균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시행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발암 가능성, 그리고 환경 오염 등이 단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 과산화수소이다[1].
과산화수소의 핵심은 산소다. 산소는 우리 상식과는 달리 지구 상 생물들에게는 사실상 해로운 원소다. 그 이유는 생체에서는 걸핏하면 다른 원자로부터 전자를 하나씩 빼앗아 오면서 에너지 수준에서 매우 불안정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매우 난폭해져서, 또 다른 전자를 탈취해 오려 극단적으로(radically) 작동한다. 그래서 이를 문자 그대로 radical이라 부른다. 산소는 제1단계에서 superoxide anion이, 제2단계에서 peroxide가, 제3단계에서 hydroxyl radical이 생성되며, 이들 모두가 radical로 작용한다. 즉, 그 대상이 미생물이라면 대대적인 파괴가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과산화수소가 산화제로 작용하는 이유이며, 소독과 멸균 과정의 기전이다. 사실 이 과산화물과 radical은 생체가 미생물의 침입에 대처하는 주요 무기이다[2].
과산화수소는 사용하는 농도와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포자를 죽이기엔 모자라는 농도라면 소독의 능력을, 그 이상의 농도라면 고수준 소독 내지 멸균까지 달성할 수 있다. 멸균제로서는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데, 하나가 증기이고 나머지 하나가 plasma다. 이러한 성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대상에 골고루 퍼져 들어가며 유효한 멸균력을 발휘할 수 있다[1]. 또한 EO 가스와 비교해서 더 짧은 시간에 완료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물과 산소(기체)로 분해되어 사라지므로 환경 오염 등의 뒤끝도 없으며, 발암의 가능성도 없다는 장점을 발휘한다. 물론 적용할 수 있는 대상 범위가 EO 가스보다 넓지는 않다는 점과 피부나 점막에 고농도로 고스란히 노출 시에 해로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과 능률 면에서 고수준 소독과 고온이 아닌 조건에서의 멸균법으로 주종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019 (COVID-19) 판데믹인 현 시점에서, 백신이나 치료제뿐 아니라 소독 분야에 있어서도 과산화수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3,4]. 특히 원내 소독의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하다[5].
이번에 본 학회지에 실린 Park 등[6]의 논문에서는 원내 여러 부서의 소독에 있어서 과산화수소의 유용성을 자외선 소독과 함께 비교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는 부서에 따라 적응증과 방법의 선택을 확실하게 정립해 주었다는 면에 있다. 예컨대, 병실이나 수술실은 자외선이, 중환자실, 응급실은 빛 노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과산화 수소가 더 적합하다는 결론 도출은 실제 임상에서 유용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논문을 정독 및 숙지하여 원내 감염관리 활동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to disclose.